피로가 누적될수록 '회복제'에 기대게 된다
매일 아침 기상은 점점 더 힘들고, 출근길엔 무기력하며, 오후가 되면 눈꺼풀이 무겁고 머리는 흐릿해집니다. 많은 현대인들이 이런 상태를 ‘일상적인 피로’라고 여기지만, 반복될수록 자연스레 뇌리를 스치는 게 있습니다. 바로 ‘피로회복제’입니다.
간 기능을 강화해준다는 영양제, 활력을 높여준다는 드링크, 비타민B를 포함한 기능성 보충제… 피로를 이유로 수많은 제품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말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단순히 피곤할 때마다 먹는 방식은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역효과가 될 수 있습니다.
피로는 왜 생기는가? 원인을 먼저 보자
피로는 단순히 에너지가 부족해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의학적으로도 ‘복합적인 생리적, 정신적, 신경학적 요인’이 관여하는 증상군으로 간주되며, 그 원인은 사람마다 매우 다양합니다.
- 수면 부족 또는 수면 무호흡증
-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불안
- 단조로운 식단으로 인한 영양결핍
- 과도한 음주 또는 카페인 의존
- 기저 질환(빈혈, 갑상선 이상, 간 기능 저하, 우울증)
- 운동 부족 또는 과도한 운동
- 만성 질환, 약물 부작용
이처럼 피로는 단순한 체력 고갈이 아니라, 신체 내외의 불균형과 이상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한 피로회복제가 피로의 ‘해결책’이 될 수는 없습니다.
피로회복제에 들어 있는 성분, 무엇이 다를까?
시중 피로회복제나 영양제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① 간 기능 보조 성분 (밀크씨슬, UDCA 등)
간은 체내 대사와 해독의 중심 기관입니다. 피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간 기능 저하가 꼽히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실리마린이나 UDCA 같은 성분이 사용됩니다. 하지만 건강한 간을 가진 사람이 이 성분을 과도하게 복용한다고 피로가 즉시 개선되는 것은 아닙니다.
② 에너지 대사 지원 성분 (비타민 B군, 타우린, 아르기닌)
B군 비타민은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필수입니다. B1, B2, B6, B12 등은 피로회복에 흔히 사용되며, 타우린은 세포 활력을 높이고 아르기닌은 혈류 순환을 도와 일시적 활력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영양 상태가 균형 잡힌 사람이라면 추가 복용 효과는 제한적입니다.
③ 면역력 및 항산화 보조 성분 (홍삼, 코엔자임Q10, 셀레늄)
이들은 체내 항산화 작용을 통해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피로를 간접적으로 완화한다는 이론에 근거를 둡니다. 그러나 효과의 강도와 범위는 개인차가 매우 큽니다.
효과는 있을까? 기대보다 중요한 ‘기초 상태’
‘먹고 나면 기운이 나는 느낌’, 이것은 일종의 플라시보 효과일 수도 있습니다.
비타민제나 드링크류에는 미량의 카페인이나 당분이 포함된 경우가 많으며, 이들이 일시적인 활력을 주지만, 지속적인 개선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 B 복합제를 피로 회복제로 복용했을 때 피로 강도 점수는 일정 기간 이후 다시 원상 회복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간 기능 개선제 역시 간 질환이 있는 경우에 한해서 의미가 있으며, 무조건 복용 시 간 수치 악화 사례도 드물지 않습니다.
건강기능식품 맹신이 위험한 이유
피로가 누적될수록 "일단 뭐라도 먹자"는 심리가 생깁니다. 그러나 건강기능식품은 어디까지나 ‘보조 수단’일 뿐, 본질적인 원인을 해결하지는 못합니다.
특히 조합 성분이 복잡하거나 고용량의 보충제를 복용할 경우, 간에 부담을 줄 수 있고, 오히려 피로를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무작정 여러 제품을 동시에 복용하거나, 병원 처방약과 함께 복용할 경우 상호작용으로 인한 부작용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내가 어떤 종류의 피로를 느끼고 있는지’에 대한 파악 없이 무작정 회복제를 찾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피로를 이기기 위한 진짜 루틴 5가지
단기적으로 기운을 내고 싶을 땐 영양제보다 다음과 같은 루틴을 실천해보세요.
- 깊은 수면 확보
- 밤 11시 이전 취침, 숙면을 위한 카페인 제한
- 수면 무호흡증 의심 시 수면 클리닉 상담
-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식단
- 흰 밀가루, 설탕 중심의 식사 대신 복합 탄수화물 + 단백질 + 섬유질 식단
- 피로를 유발하는 급격한 혈당 상승 방지
- 하루 30분 걷기 운동
- 가벼운 유산소 운동만으로도 세로토닌, 도파민 분비 증가
- 뇌 피로 해소에 효과적
- 스트레스 완화 루틴 마련
- 명상, 요가, 심호흡, 글쓰기, 자연 걷기 등 심리적 안정 루틴 확보
- 1년에 한 번 이상 건강검진 필수
- 피로감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빈혈, 갑상선질환, 간질환, 우울증 등 의심
피로회복제, 현명하게 활용하자
피로회복제가 전혀 쓸모없는 건 아닙니다. 정확한 진단 하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형태로 활용할 수 있다면 오히려 회복을 도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맹신은 금물입니다. 특히 광고 문구나 후기만 믿고 장기간 복용하거나, 여러 제품을 동시에 무작정 섭취하는 것은 분명히 피해야 할 행위입니다.
몸은 ‘피로하다’는 신호를 보내며 어딘가에서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경고를 주는 것입니다. 그 경고를 단지 약 하나로 덮으려 한다면, 진짜 고장은 나중에 더 큰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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